2024 연말회고
6번째 연간 회고이다.
매년 쓰다보니 이제는 회고를 쓰지 않으면 찝찝해서 안쓸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쓰나미같은 2023년 이후 여전히 파도가 치는 한해였다. 그러나 파도 밑 깊은 바다 속에 잠겨 있는 것 처럼 어둡고 고독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잔잔했던 것 같다. 작년에 우리 가족의 일상을 무너트린 일들도 하나씩 끝이 보이기 시작했고,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아이들도 자라고 나도 하나씩 일상을 찾아가고 소소한 재미를 찾아나갔다. 일상에 충실했냐고 물으면 부끄럽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고, 그렇다고 스스로를 회복하고 돌아보는 기간이었냐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성과도 부족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쉬어가는 한해였던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는 기술적 역량강화에는 신경을 거의 못쓰는 한편, ‘디즈니 로카나’라는 신규 TCG에 빠져서 여기에 남은 열정을 쏟아 부은 것 같다. 로카나 유저 유입을 위한 8번의 체험행사를 직접 주최하고 진행했고 유튜브 영상도 촬영하고 관련업계 종사자분들을 만나뵙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연말에는 여기에 너무 힘쏟아서 좀 무리했던 것 같기도해서 내년에는 힘을 좀 빼보려고 한다.
라인에 입사한지도 벌써 2년을 채워서 리프레시 휴가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업무 자체는 이제 제법 익숙하지만, 업무 환경은 익숙해질때 쯤 되면 자꾸 뭔가 하나식 바뀌어서 새로 적응해야할 것이 생긴다. 연말에 감사하게도 올해의 팀원상을 받았다. 코드리뷰에서 꼼꼼히 보려고 노력했던 점과 사내 발표 등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았다. 사실 이렇게 상을 받을만큼 충분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하란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올해는 발표를 두번 진행했다. 4월 글또콘에서 “우리는 View 개발을 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 정돈되지 못한 발표를 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모바일 개발자로써 그동안 생각만하던 것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기회여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9월 사내발표로 광고조직멤버 대상으로 ‘개발자답게 이슈를 해결하는 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쪽 멤버도 참여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최대한 텍스트를 쓰지 않고 발표자료를 준비했다. 발표 중 ‘러버덕 디버깅’이야기를 했더니 발표 보상으로 센스있게 ‘LED 러버덕’을 선물해주셔서 웃음이 났다. 혹시 발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포스팅에서 읽어보실 수 있다.
총평
올해는 예년보다 나태하게 보내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이전과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았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막상 발표도 하고 진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는 가만히 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은 한발씩 나아가고 있도록 습관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약간은 안도하게 되었다. 다만 내년에는 조금 더 기술적인 성장과 진척을 통해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해나갈 시기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벌써 첫째가 유치원을 졸업했고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별로 해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무럭무럭 밝게 자라주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 덕분에 시간이 멈춰있지 않음을 때때로 자각하는 계기가 된다.
올 한해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 와이프와 부모님, 그리고 대견하고 사랑스럽게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올해를 마무리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