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사실 저는 인싸 개발자가 아닙니다.

사실 이 글은 인싸 개발자가 되는 법을 설명하는 글이 아닙니다.🙅‍♂️
사실은 커뮤니티에서 발표하게 된 이야기, 멘토를 만나서 이직에 성공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는 방법과 커뮤니티를 120%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유의해야할 사항들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나의 첫 컨퍼런스

01

첫 컨퍼런스 참여는 드로이드 나이츠 2018 이었다. 계기도 단순했는데 안드로이드 피규어가 갖고싶어서 해외직구 한 걸 본 사수의 반응 때문이었다.

컨퍼런스 가면 주는걸 왜 돈주고 사고 있니

그렇다. 나는 피규어를 받으려고 컨퍼런스를 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피규어 때문만은 아니고 컨퍼런스 자체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도 했기 때문인데, 애초에 개발자 컨퍼런스라는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나에게는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여러모로 나에게 메타인지를 많이 늘려준 고마운 사수였다.)

그렇게 처음으로 참여한 컨퍼런스는 꽤나 충격이었다. 참석자가 많은 것도 놀라웠고 행사도 알찼다. 무엇보다도 그 당시 내가 고민하던 Card OCR 이라던가 CI/CD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한 힌트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굉장히 귀중한 시간이었다. 발표 연사자들도 대단했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게되면서 그때쯤부터 한번쯤 나도 발표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 생각보다 나에게 빠른 기회가 왔다.



나의 첫 발표

03

GDG 수원에서 주최하는 DevFest에서 연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지원하였고 생각보다 빨리 발표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주제는 ‘개발자들의 딴짓 - 꿀딴짓’이었는데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여서 큰 부담 없이 지원했었다. 그 당시 아무것도 없던 나에게 발표기회를 주었던 GDG 수원 오거나이저 분들은 뭘 보고 나를 믿어주셨는지는 의문이지만 ‘발표 잘 하실거에요’라고 응원해주셨고 지금도 감사하다.

04

나는 당시로부터 몇개월 전 회사에서 인턴 붙잡고 간단한 서비스를 Python으로 개발했던 경험담을 발표했고 너무 긴장한데다가 마지막 순서라 시간이 조금 부족했기 때문에 평소보다도 말이 빨라졌었다. 부족한 발표였지만 경청해주셨고 끝나고 나왔을 땐 내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도 기억이 안났지만 ‘거봐요 잘 하실거랬잖아요.’라고 다독여주셨던 건 기억이 난다.

발표를 하기까지는 어렵지만 막상 하고나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으며 기대 이상으로 보람찼다. 발표를 하기 위해 더더욱 많이 조사를 하게 되면서 배우는 점이 많아지게 되는 장점도 있다. 발표를 계기로 관련한 나의 파편화된 기억들을 조각모음하고 나만의 체크포인트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느낌도 든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인싸가 되어보자

05

회사에서는 비교적 어린 내가 컨퍼런스를 다닌다고 하고 회사도 홍보하니 좋아하셨던 것 같았다. 덕분에 연차 안쓰고 공가개념으로 컨퍼런스를 다닐 수 있게되어서 컨퍼런스라는 컨퍼런스는 다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도 컨퍼런스를 다니다보니 컨퍼런스마다 나타나는 분들의 얼굴을 점점 익히게 되었다. 아예 행사에서 네트워킹 시간을 주는 경우도 있어서 서로 얼굴만 어렴풋이 알던 분에서 지인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 부턴 친해지고 싶은 개발자분들에게는 용기내서 다가갔다. 발표하셨던 분들의 경우엔 ‘지난번 발표 잘 들었습니다.’하고 인사하기도 했고 ‘사진 한장 같이 찍어도 될까요?’하고 여쭤보고 명함교환을 했다. 나의 특이한 이름 덕분인지 그 이후로 나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게 지내게 된 분들 중 나의 멘토님도 계신다. 컨퍼런스에서 만나게 되어서 ‘궁금한게 있으면 연락 주세요’라는 말에 정말로 찾아뵙고 여러가지 고민들을 여쭤본 것을 계기로 멘토가 되어주셨다. 최근 까지도 이력서 첨삭부터 여러가지 팁들과 소식들을 전해주시는 등 LINE으로 이직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발표 연사하시는 분들 중 다수가 이런 조언이나 멘토링 활동에 적극적이시다. 왜냐하면 애초에 이런 걸 좋아하는 분들이 발표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 멘토를 찾고 계신 분이라면 나처럼 발표 연사자 붙잡고 ‘저의 멘토가 되어주세요’하고 프로포즈를 해보시기 바란다.



글또

ppt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개발자 커뮤니티는 글또이다.

커뮤니티 활동하면 글또도 빼놓을 수 없는데, 지금처럼 기술 블로그를 작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고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 글또 덕분에 지금까지도 꾸준히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여러가지 인사이트도 받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스스로를 멈추지 못하게하여 성장이 지체되지 않도록 하고있다.

특히 글또를 하면서 느낀 점은 개발자들 중에서도 채에 거른 듯 의욕넘치는 분들이 커뮤니티에 가면 유독 순도 높게 많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보통 발도 넓고 능력도 좋아서 언젠간 한번씩 만나게 되거나 다리건너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이 건강한 커뮤니티 활동은 개발자들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고 자극을 준다. 트렌드에 민감한 테크 영역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커뮤니티 자체가 트렌드 세터가 되기도 한다.

👍 커뮤니티의 역할과 장점

메타인지를 빨리 늘릴 수 있다.

최근 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업계의 동향을 캐치하여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할지를 파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귓동냥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렇게 알게된 트렌드를 스스로 토이프로젝트 등으로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서 본인 것으로 만들다보면 어느순간 성장해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다. 단순 귓동냥이더라도 이게 쌓이면 또 면접에서 쏠쏠하게 써먹는 순간들도 온다.

건강한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주변 개발자들의 고민과 생각을 듣고 경험담을 듣다보면 ‘아 나도 저런거 해봐야겠다’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비록 실천은 다 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쌓인 인사이트가 어느순간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한번이라도 이런 것을 계기로 코딩을 해보고 경험해보면서 스스로의 것으로 만든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커뮤니티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커뮤니티 활동 시 주의해야할 점

장점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주의해야할 사항들도 같이 정리해본다.

1. 예의를 갖추세요.

커뮤니티마다 CoC가 있는데 반드시 지켜야 한다.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가끔 커뮤니티에서 너무 오래 있다보면 서로서로 다 아는사이라 생각해서 좀 무례해지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공개된 자리에선 항상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연사자에게 장난으로 질문하지 마시고 연사자도 발표가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오히려 준비가 미흡하거나 발표자리에서 장난식으로 진행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는데 이것도 연사자와 청중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

2. 내것으로 만들기 전까진 내 것이 아닙니다.

귓동냥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어느정도 아는 척을 할 수 있게 되는데,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아는 것이 아니다.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걸 알게 되었다면 내용을 정리하고 직접 개발해보면서 스스로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귓동냥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심하면 속빈 강정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 인맥은 능력이 아닙니다.

물론 커뮤니티의 목적이 네트워킹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인맥이 넓은게 당신의 능력을 의미하진 않는다. 가끔씩 실력은 그대로인데 인맥이 넓고 실력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가 성장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 좋은 개발자가 많다고 해서 그 분들이 대신 코딩해주는 것이 아니기에 본인의 성장은 인맥에 달려있지 않음을 인식하고 스스로의 성장에 정진해야 한다.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커뮤니티 활동이 개발자로서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영역들도 노하우 공유등에 적극적이지만 개발자처럼 적극적인 영역은 많지 않다. 이 것은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오픈소스처럼 함께 성장할 때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더욱 더 많이, 더 재밌게, 그리고 더 풍족하게 성장하는 계기를 찾으실 수 있기를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