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미디어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 받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책에서는…
요즘 흔히 다루는 ‘메타버스’가 불러올 변화들과 산업 전망에 다루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굉장히 실무적인 레벨에서의 확장현실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을 다루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인 ‘메타버스를 디자인 하라’보다는 부제인 ‘UX FOR XR’이 더 명확하고 정확한 제목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포괄하여 확장현실(Extented Reality, 이하 XR)이라 칭한다.
이 XR의 공간을 이해하기 위핸 배경지식과 사용자 관점에서 XR을 설계하는 원칙과 방법론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을 디자인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XR의 UX를 시작하기 위해서 AR, VR, UX 세가지 모두에 대해 배경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UX와 XR의 물리적, 기술적, 경제적 특성과 배경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하고 있다.
가령 예를 들면 VR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부분유료화로 인한 게임 산업의 전환점, XR 콘텐츠 제작 환경과 기술,
그리고 XR이 게임 디자인과 UX디자인의 영역이 어떻게 확장되어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콘텐츠 중심의 실적적 UX 디자인인 ‘객체지향 UX’를 개량하여 저자가 직접 구축한 시스템을 소개한다.
이른바 Reality UX(rUX)로 기존의 문제정의(연구) 단계와 해결검증(설계)을 분명히 나누는 대신 중간단계에 XR 프레임워크를
또한 추가적으로 기존의 UX방법론(사용자 공감지도)등을 XR에 접목한 사례와 같이
실무 레벨에서도 적용할만한 더 현실적인 접근법 또한 제안하고 있다.
새로운 차원에서의 UX 디자인
이전까지의 UX는 데스크탑이든, 태블릿이든, 모바일이든 네모난 화면을 구성해오면서
디지털 경제 산업전반에서 사용자가 기업, 제품,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방식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VR로 넘어오는순간 저자의 표현을 빌려 그야말로 ‘화면에서 공간으로’ 사용자의 경험이 넘어가게 되면서
2차원 디스플레이를 넘어 3차원 공간으로 넘어가며 시야각부터 조작감까지 모든것이 달라지게 된다.
결국 이제까지의 모바일과 웹에서 정립된 UX 디자인의 원칙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버린다.
그런 연유로 기존 모바일, 웹 환경의 어플리케이션 UX 디자인보다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확장현실에 맞게 공감적 경험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사용자의 몰입으로 이끌 수 있는 상호작용적 감각요소를 배치해야 한다.
또한 그 외에도 착용감, 안전, 시뮬레이션 어지럼증(이른바 3D멀미) 등 콘텐츠 외적으로도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새로운 문제들의 답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게임과 XR
책에서는 XR이 게임 뿐 아니라 마케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소개하고는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결국 XR에서의 UX디자인을 논하기 위해서는 결국 게임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모든 XR 어플리케이션이 전부 게임인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XR 어플리케이션(특히 VR)은 전부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대로 게임이 아닌 XR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도 결국 최종 결과물은 게임같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저자는 이런 현상을 ‘게임화’라는 표현을 한다.
중요한 것은 산업용 어플리케이션이 ‘게임 같지 않을 것’이 아니라 ‘게임화’를 통해
사용자 관여도를 높이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VR은 이미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게임에서 검증되어 왔다.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 디자인이란 비록 명칭만 다르지만 UX 디자인과 같은 설계방법론이 적용되어 왔었다.
대표적으로 VR 사용성의 기준을 세운 하프라이프: 알릭스와 같은 게임을 통해서 기본 디자인 원리를 엿볼 수 있다.
이동방식에 따른 어지럼증(3D 멀미) 해소와 상호작용을 통한 몰입성 유지 등
이미 게임을 통해서 우리는 VR에서의 기본 디자인 원리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XR(AR, VR) 어플리케이션을 기획, 디자인, 개발하고 있거나 앞으로 하실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고 싶다.
아마 이미 XR 어플리케이션(혹은 게임)을 개발하고 계신분들이라면 공감도 많이 가겠지만
단순히 경험적인 노하우를 넘어 각각을 개념으로 정립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많이 되시리라 믿는다.
다만 이 책을 통해 UX 디자인을 입문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모바일, 웹 환경 기반의 기존 UX디자인 방법론을 어느정도 다루고는 있으나
깊게 다루지 않고 어느정도 UX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있다고 가정하고 작성하여 이 책으로 UX를 입문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VR과 같이 XR의 사례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다루고는 있으나, 글로는 설명이 어려운 내용들이 많으니
만약 정말로 VR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읽고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한번 플레이해보시면 어떨까 싶다.
덤
VR을 글로만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결국 필자도 이번 리뷰를 계기로 직접 체험을 하고 왔다.
개인 적으론 오큘러스 퀘스트를 체험해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글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시뮬레이션 어지럼증을 직접 느껴볼 수 있었던 귀중한 경험이었다.